5일 신동빈 회장 2심 판결…롯데 中사업 분수령

2년째 멈춘 선양 롯데월드 공사
매각설 '청두 프로젝트' 부활 달려


신동빈(사진) 회장 구속으로 멈춰진 롯데그룹의 경영시계는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 초대형 화학 단지 조성 등 롯데 그룹의 대규모 투자에 잇따라 브레이크가 걸리며 다음 달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판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롯데가 지난 24년간 10조 원 가량을 투자한 중국 사업 부활 여부도 법원 판결에 따라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추진 중인 롯데월드 건설공사가 2년 째 중단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6년 11월 공사절차 상의 미비점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시켰으며 재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또 롯데가 중국 청두(成都)시 6만6,000㎡ 부지에 1,400여 가구의 아파트단지 및 호텔,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등을 건설하는 이른바 ‘청두 프로젝트’ 또한 매각설이 나도는 등 중국 사업과 관련한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이 같은 고전은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신 회장이 수감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조성된 한·중 양국 간 해빙무드와 신 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경영 수완 때문이다.

실제 신회장은 지난 200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12년간 36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으며 그룹 매출액 또한 23조원에서 92조원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 사업을 벌여 왔다. 롯데그룹이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M&A에 쏟아 부은 돈은 9조8,000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투자액 11조4,000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 회장은 1981년부터 8년간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 영국 지사에서 일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혔으며 롯데 그룹입사 이후 착실한 경영 수업의 내공을 바탕으로 ‘뉴 롯데’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 사업의 성패 여부는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는 역할도 할 전망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중국 사업 부진이라는 ‘약한 고리’를 집중 공략해 롯데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의 다섯 차례 경영권 분쟁에서 모두 승리하긴 했지만 중국 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보다 안정화 시켜야 하는 이유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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