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은 tvN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기대이상의 연기변신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고종 역으로 분한 그는 구한말, 시대의 위태로움을 여실히 그려냈다. 열강의 세력다툼 사이 약소국의 나약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황제로서의 강단과 나라와 백성을 위한 성심, 의병을 각별히 여겨 도우려는 의지 등 그 어느 작품의 고종보다도 넒은 폭의 서사를 소화해냈다. 희생된 의병의 이름들을 들으며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고종의 마지막 모습도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고종은 역사가 곧 배역의 사연인만큼 주어진 역할도 감정도 복잡다단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절제된 감정선을 유지하며 담담하게 내뱉는 대사에 힘이 실렸고, 한번씩 폭발시키는 분노와 슬픔의 감정이 더욱 극적으로 비춰져 공감과 설득을 이끌었다. 극에 무게감있게 자리잡으며 필수불가결한 인물로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는 평.
이렇듯 노련한 완급조절로 완성한 열연 속 절제와 여유가 돋보이며 그의 연기내공을 거듭 입증 할 수 있었다. 실존인물이기에 그만큼 조심스럽고 우려가 있었음에도 연기력 하나로 이를 넘어서는 의미있는 활약을 펼쳤다.
기존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출중한 연기변신으로 넓은 연기적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임을 제대로 보여주는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이승준은 ‘미스터 션샤인’ 종영 이후 12월 첫방송을 앞둔 tvN 새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연이어 작품활동을 이어간다. 영화 ‘사자’ 합류 소식도 더하며 보다 폭 넓은 연기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