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첫 주말 어땠나] 한산한 명동 매출 평소수준..."소문난 잔치"

내국인 환절기 의류 수요에
백화점 매출은 소폭 신장


#한창 사람이 몰릴 때는 옆 사람의 어깨가 닿을 정도로 북적거리는 서울 명동거리. 하지만 지난 30일 이곳은 보통의 주말 같은 분위기였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도 평소와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이다. 노점상 A 씨는 “경기가 안 좋아서 세일을 해도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튿날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가 시작된다지만 특별히 중국인 관광객이 확 늘어나는 느낌이 없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중국인이 즐겨 찾는 한 의류매장의 점원은 기자에게 외려 “내일부터 국경절 연휴라구요?”라고 반문하며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15%가 중국인들이 차지하는데 어제와 오늘도 그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첫 주말을 맞았지만 시내 대표적인 쇼핑가인 명동과 백화점·면세점 등 상권·유통채널마다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면세점은 정기 세일을 맞아 예전 대비 최고 53%까지 매출이 늘어난 반면, 명동은 일부 인기매장을 제외하면 평상시 주말과 다를 것도 없는 모습이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외국인 관광객이든 국내 소비자든 쇼핑 수요를 확 잡아끌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한 행사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먼저 백화점 업계는 지난 28~30일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13.5%까지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가을·겨울 시즌을 노린 정기세일이 진행되며 국내 소비자의 패션·아웃도어 매출이 늘어난 것.

롯데백화점은 지난 주말 사흘간 매출이 전년 대비 9.1%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1.6%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3% 매출이 감소했던 기저효과에 힘입어, 올해 같은 기간 무려 13.5% 증가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지난해(9.8%)보다는 못하지만 매출이 5.6%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카테고리 별로 리빙 97%·여성패션 69% 등 수입의류·가전·가구 등의 고가 상품군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지난 29일 외국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 눈에 띄는 실적이지만 국경절 연휴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개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눈에 띄게 증가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중추절이었던 23~25일에는 일본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5% 늘어 중국인 매출 증가율을 앞섰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1일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 명절연휴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늘지 않는 한 큰 성과는 어렵다는 게 상인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관광객 필수코스인 면세점도 비슷했다. 롯데면세점은 53.8% 매출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사드(THAAD) 보복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컸고, 신세계면세점도 전년 대비 매출이 50% 가량 늘었지만,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영업효과가 컸다. 다른 면세점들도 구체적인 실적·신장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년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유통업 특성상 공급·제조사의 협조가 있어야 파격적인 할인이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보니 그냥 ‘소문난 잔치’라는 반응이 많다”며 “원래 면세점 자체 세일이 연중 진행되는 데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80%가 넘어, 코리아 세일페스타때문에 따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유·박준호·허세민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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