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날 축하연에서 빈센트 브룩스(왼쪽) 한미연합사령관 등 내빈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6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를 직접 맞이하고 일일이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국군의날 70주년을 기념해서는 “힘이 있을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며 ‘강한 군대’를 재차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5년에 한 번 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생략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하루에 군 관련 행사를 3개나 소화하며 안보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우선 문 대통령은 오전9시30분부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4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약 20분에 걸쳐 유해함 하나하나에 기장을 수여하고 묵념을 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갖췄다. 유해는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 지역 등에서 북미가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하와이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감식한 결과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것이다. 북한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는 이번이 네 번째이고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대통령이 일일이 참전기장을 수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청와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70주년 경축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끝까지 잊지 않고 찾아내고 기리는 일”이라며 “정부는 아직 이름 없이 잠들어 계신 국군 용사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우리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어느 때보다 튼튼한 국방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힘이 있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을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주한미군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역시 한반도 평화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기지에서 한반도 평화 수호자의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해나가며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보수층을 다독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중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통일이 된 후에도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방개혁과 관련해서는 “군 통수권자로서 완수하기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군의날 공식 기념식은 사상 처음으로 저녁 시간대인 오후6시20분에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일 오전에 하면 다수의 국민이 보기 어려워 프라임타임대에 행사를 하고 생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블랙이글스 야간 축하비행, 미래 전투수행체계 시연, 가수 싸이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군은 전력에서도 최고가 돼야 하며 민주주의에서도 최고가 돼야 한다”며 장병 복무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