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AFP=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일(현지시간) 전 세계로 번진 무역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이 지난 7월보다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은 라가르드 총재가 이번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IMF 연차 총회와 관련, 이날 워싱턴DC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지난 7월 올해 및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9%로 전망했다”면서 “그 같은 전망이 그 이후 덜 밝아졌다(less bright)”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고 경고했으며 IMF는 글로벌 경제 전망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6개월 전에는 수평선 위의 ‘위기의 구름’을 지적했지만, 오늘 현재 그런 위기의 일부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경제 기상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번영의 약속’을 달성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이슈는 레토릭이 실질적인 무역장벽이라는 새로운 현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단순히 무역 자체뿐 아니라 투자와 생산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높은 금리, 달러 강세와 무역전쟁이 일부 신흥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위기가 확대되면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IMF의 새로운 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은 최대 1,000억 달러(약 111조1,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봤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현재까지 확실히 광범위한 금융위기 확산을 목격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무역분쟁이 더 격화되면 신흥국이나 개도국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은 감세 등으로 강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며 중국은 성장 조정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로 지역과 일본이 최근 둔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분쟁 완화 및 해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포함한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대한 ‘스마트’한 규칙 설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규칙을 강화하는 것이 당장의 도전”이라면서 “국가 보조금에 의한 왜곡된 영향에 대한 검토, 우월적 지위의 남용 방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IMF는 오는 9일 세계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한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