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US]세상을 바꾸는 기업들(11~20위)

CHANGE THE WORLD|이윤을 추구하며 지구도 살리는 기업들

11. 다논 Danone(프랑스 파리): 요거트를 제조하는 다논의 북미사업부(그 규모가 60억 달러를 상회한다)는 올해 초 세계 최대 ‘B기업’으로 올라섰다. B기업은 엄격한 환경·사회·거버넌스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만 받을 수 있는 인증이다. 전체의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사업부를 마지막으로, 다논의 8개 지사 모두가 B기업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에마뉘엘 파베르 Emmanuel Faber CEO는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다논 전체(규모 280억 달러)가 2030년까지 B기업 인증을 받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B기업 기준은 상당히 높다. 이 까다로운 인증 절차는 공익을 이윤 추구와 동일한 강도로 추구하라고 기업에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초기 개발 과정에선 다논 같은 대형 상장기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파베르 CEO는 “이런 도전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 효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북미사업부의 경우 공급업체 선택 기준을 강화하고, 효과 측정 방식을 개선한 결과 단 1년 만에 인증 절차를 완료했다(파베르는 원래 3년을 예상했었다). 파베르는 이 과정에서 회사뿐만 아니라 사회도 혜택을 입었다고 말한다. 예컨대 지속가능성 투자 덕분에 각종 비용이 줄었고, 더 유리한 금리도 적용 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다논의 전체 이익은 2014~2017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 24억 5,000만 유로(약 3조 1,749억 원)를 기록했다.

다논은 다른 대기업들도 같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파베르는 동료 CEO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한다), B기업 인증 주관사인 B연구소와 함께 대형 상장기업에 맞는 인증 절차를 개발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2. 알파벳 Alphabet(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 컨설팅 Futuresource Consulting에 따르면,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은 학교 예산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저가 노트북 ‘크롬북’으로 지난해 미국 초·중등학교 PC시장의 약 60%를 점유했다. ‘구글 교실’(Google Classroom)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학생과 교사의 수도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업 자체 이익률은 높지 않지만, 구글은 다음 세대가 자사 기술에 친숙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13. 웨스파머스 Wesfarmers(호주 퍼스): 호주 원주민은 비(非)원주민에 비해 실업 상태에 빠질 확률이 13배나 높다. 대형 유통업 지주회사인 웨스파머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주민 직원을 약 4,000명 고용 중이며, 원주민 교육·취업지원 전문 단체와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원주민 공공예술 프로젝트도 후원하고 있다.

14. 브라스켐 Braskem(브라질 상파울루): ^기업 규모 154억 달러를 자랑하는 석유화학 기업 브라스켐(브라질 대기업 페트로브라스 Petrobras와 오데브레히트 Odebrecht의 지배를 받는다)은 2007년 성배를 찾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석유가 아닌 사탕수수 에탄올로 만드는 폴리에틸렌인 ‘녹색 플라스틱’이 그 성배였다. 녹색 플라스틱 제조 과정은 환경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 사탕수수 줄기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또 그것을 원료로 한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브라스켐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면 (오염 물질) 배출량이 더 감축된다. 브라스켐은 연간 20만 킬로톤의 녹색 플라스틱 생산을 통해 이산화탄소 85만 톤을 감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스켐의 전체 매출에서 녹색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다논(우유병), 멕시코 식품업체 그루포 빔보 Grupo Bimbo(누텔라빵 봉지), 레고(장난감) 등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 150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15. 인텔 Intel(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 ^2016년 한 해만도 140만 명이 교통사고 관련 부상으로 사망했다. 충돌방지 기술을 잘 활용하면 이 비극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인텔은 2,700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및 충돌방지 기술을 공급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 Mobileye를 인수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 인텔의 목표는 충돌방지 기술 판매가를 1,000달러 이하로 낮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월마트는 피딩아메리카 등 푸드뱅크 기관들과 함께 버려질 뻔한 식료품을 재활용하고 있다. 사진=포춘US

16. 월마트 Walmart(미국 아칸소 주 벤튼빌): 월마트는 매출 기준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온실가스 배출에선 1위가 될 생각이 없다.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은 예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월마트가 지난해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기가톤 Project Gigaton도 자사 협력업체 배출량 감축을 지원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재활용 포장의 사용을 늘려,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10억 톤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17년 말, 월마트는 재활용 등의 방법을 통해 자사 시설에서 배출하는 매립쓰레기 양을 약 78%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식료품 판매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줄였다. 이 같은 노력은 환경뿐만 아니라, 월마트의 영업이익률 향상에도 일조하고 있다.

17. VM웨어(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로 앨토): 델 테크놀로지 Dell Technologies의 자회사인 VM웨어의 가상화 기술은 서버 팜/*역주: 여러 서버를 한데 모은 시설 운영 비용을 절감해주기 때문에, 기업 IT부서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가상머신 활용은 개인이 각자 하드웨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 전기 사용량도 줄여준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가상화가 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 1,500만 대에 해당하는 약 7,600만 미터톤이었다. 2003~2016년 VM웨어 가상서버는 이산화탄소 4억 1,500만 톤을 절감했다. 미국 가정이 매년 배출하는 양의 절반 정도를 절감한 셈이다.

18. JP모건 체이스 JPMorgan Chase(미국 뉴욕시): 리스크 축소를 위한 대출 규정이 저소득 지역 유망 벤처에겐 자금 조달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유색인 기업가 펀드(Entrepreneurs of Color Funds · EOCF)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EOCF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NGO와 협력한다. JP모건은 디트로이트에서 EOCF의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후, 시카고,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 South Bronx,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 Bay Area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19. 사파리콤/보다폰 Safaricom/Vodafone(케냐/영국): 사파리콤과 보다폰의 합작으로 탄생한 선구적인 송금 서비스 음페사 M-Pesa는 2007년 케냐에서 출시된 이후, 10개국에서 3,000만 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했다. 대부분은 은행에서 먼 오지 거주자들이다. 이들 중 800만 명 이상이 인도인이다. 인도의 몇몇 주정부가 현금 수송에 소요되는 시간과 범죄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농촌지역 은퇴자들에게 음페사로 연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20. 존슨&존슨 Johnson & Johnson(미국 뉴저지 주 뉴브런즈윅): 존슨&존슨 산하의 동명 연구소는 1993년부터 인도에서 약 25만 명의 보건 인력을 양성했다. 교육 과정에는 최소침습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 등 선진 기법도 포함되어 있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인도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교육생들이 존슨&존슨의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영리한 전략적 조치로 볼 수 있다.

책임 기자 / ERIKA FRY, MATT HEIMER

필진 / Eamon Barrett, Carson Kessler, Beth Kowitt, Adam Lashinsky, McKenna Moore, Sy Mukherjee, Andrew Nusca, Aaron Pressman, Lucinda Shen, Jonathan Sperling, Jonathan Vanian, Phil Wahba, Jen Wiecz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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