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유통서비스 노동자들 "앉아 쉴 권리 보장하라"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유통서비스노동자 건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앉을 권리, 쉴 권리, 존중받을 권리 보장 등을 촉구했다./연합뉴스

백화점이나 면세점, 대형유통상점에서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이 일하는 동안 건강권을 보장해줄 것을 정부와 유통 업체에 촉구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 건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대형유통매장에 의자를 비치하도록 한 지 10년이 됐지만, 의자는커녕 휴게실과 화장실 등 노동자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최근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관련한 휴게 시설이나 의자 비치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이에 발맞춰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유통 재벌들은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관련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 매뉴얼에는 악성 고객 응대 시 법이 보장한 ‘업무 일시 중단’ 등의 방어 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악성 고객의 폭언과 폭행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리게 된다”고 꼬집었다.

연맹 산하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의 노동자들은 1일부터 각자 일하는 곳에서 손님이 없을 때만큼은 의자에 앉아서 쉬는 ‘의자 앉기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김연우 시세이도 노동조합 위원장은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우리는 장시간의 노동에도 휴게실조차 이용하기 어렵다”며 “계속 서서 일하다 보면 하지정맥류나 디스크 등 건강에 이상이 온다”고 하소연했다. 김 위원장은 “여기에 갑질하는 고객들로 인해 정신 건강까지 나빠진다”며 “이렇게 화려한 건물 안에서 우리는 병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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