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인적쇄신을 진두지휘할 사실상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을 위원에 ‘단두대’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던 전원책(사진) 변호사가 위촉되면서 인적청산 규모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일 일괄사퇴한 231명의 당협위원장 중 최소 120명가량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렇다면 과연 그 자리에 ‘무너진 보수’를 재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참신한 인물을 발탁, 앉힐 수 있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친박·친홍 등의 계파갈등 봉합은 전 변호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바른미래당과의 범보수 통합 전당대회 개최는 그가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다.
①얼마나 수술할까=정계에서는 전 변호사가 사고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22곳을 제외한 231곳의 당협 운영위원장 가운데 절반 이상의 유임을 검토했던 현 지도부에 “더 전폭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을 감안할 때 최소 약 120명의 당협위원장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의원은 “단두대를 입에 달고 살았던 전 변호사이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말처럼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보수 혁신’을 줄곧 강조해온 만큼 절반 이상은 교체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②새 인사 영입 제대로 되나=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의 일괄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채울 수 있느냐다. 전 변호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인사의 요건으로 열정과 전투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구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의 대표로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그 열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인적쇄신 기준으로는 지식·용기·결단력·정직함·도덕성 등을 꼽았다. 문제는 이처럼 엄격한 기준을 갖춘 인물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렵게 찾는다고 하더라도 답보 중인 당의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그 인사를 설득해 합류시킬 카드를 제시하는 것도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 이문열 소설가는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③계파갈등은 어떻게=인적청산의 칼이 친박·친홍 등 계파로 향할 경우 계파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친박계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미 지난달 당협위원장의 일괄사퇴가 결정된 직후 “당협위원장을 뚜렷한 이유 없이 한꺼번에 무조건 사퇴시키는 것은 폭거”라고 규정했다. 전 변호사는 갈등도 불가피하다면 감수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는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할 것”이라며 “아무도 희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④통합 전대 가능할까=영입 대상 등에 대해 말을 아낀 전 변호사이지만 통합 전대 개최 의지만큼은 분명히 했다. 전 변호사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전대 개최를 통해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논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다.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통합 전대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