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경기도 용인시 수지 아파트 값 상승세가 지속 되고 있다. 정부의 세제 및 대출 압박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집중된 것과 달리 ‘비 조정대상지역’ 수지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3주(9월 17일 기준) 용인 수지 아파트 매매가는 1.42% 상승했다. 이는 전주(1.34%)보다 오름폭이 더 커진 것으로 주간 상승률 수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수지는 지난 5~6월 보합과 강세를 오가는 들쭉날쭉한 모습이었지만 7월부터는 꾸준히 오름폭이 커지는 추세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및 동천역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매물이 적어 거래량이 많진 않지만, ‘9·13 대책’ 이전에 준하거나 이를 넘어선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천동 M공인 관계자는 “9·13 대책 발표 직후인 그 주에 H단지 전용 84㎡가 6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면서 “현재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최고가격 5억 8,000만 원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13 대책 이후에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동천동 R단지 84㎡도 이전 최고가를 넘어선 7억 4,0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났으며, 전용 129㎡는 8월과 같은 수준인 8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수지 집값 상승에 대해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제 및 대출 규제가 ‘조정대상지역’ 등 과열지역에 한정되다 보니 대체지를 찾으려는 일부 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인 수지를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지구 풍덕천동의 한 중개사는 “최근 걸려오는 전화상담 중 상당수가 대출을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라며 “아마 규제지역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거 같다”고 했다.
단 수지의 강세장이 지속될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당 일부 지역과 용인 수지 등 지하철 신분당선 라인을 타는 곳들은 서울 강남과 시차를 두면서 같은 움직임을 보여왔다”면서 “강남의 분위기가 침체하는데 용인 수지만 독자 상승할 수 있다고 보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