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 우려에 더해 북미 지역의 새 무역체제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타결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4년 만에 최고점을 경신했다. 다음달 4일 미국의 대이란 원유 제재가 복원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8%(2.05달러) 오른 75.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다가 전일 대비 배럴당 2.7%(2.25달러) 상승한 84.98달러로 마감했다. 이 역시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이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을 타결했다는 소식에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 원유 수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지만 이날 협상이 타결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달 초 복원할 예정인 이란에 대한 원유 제재도 지속적인 유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국영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중국석유화공그룹)이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소식이 유가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란 제재 시점과 맞물려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JTD에너지시큐리티의 수석전략가인 존 드리스콜은 “거의 패닉 매수 장세가 됐다”며 “필연적이지는 않더라도 배럴당 유가 100달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