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땐 美성장률 1%로 하락"

英 EIU 보고서...농업·車부문 타격

미국 미시간주 남동부 디어본시에 있는 포드자동차 조립공장. /로이터연합뉴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자동차 및 농업 부문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해외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미국 농업 부문에서 주요 수입국인 동시에 자동차부품 관련 부문을 내다 팔 주요 수출국으로 전쟁 등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미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영국 경제정보 평가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한반도 분쟁:미국의 농업과 자동차 산업 일자리에 대한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의 2018년 GDP 실질 증가율이 2.7%에서 1%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가율 1%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불황이 닥쳤던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EIU는 설명했다. EIU에 따르면 한국은 여섯 번째로 큰 미국의 농식품 수출지역이며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핵심 중간재 부품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주요 교역국이다.

EIU는 특히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의 자동차 부문 일자리는 2만4,581개, 농업 부문 일자리는 2만387개가 줄어 두 분야에서만도 약 4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업 부문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일자리가 9,261개 줄어드는 등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이어 앨라배마주(6,902개), 미시간주(6,425개) 순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한국 자동차 회사가 집중된 조지아주에서 무려 1만1,254개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앨라배마주(6,902개)와 미시간주(6,234개)도 일자리가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EIU 보고서는 한반도 전쟁으로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사실상 한국 경제가 초토화된 상황을 가정했다. 보고서는 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과 수입이 각각 75%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했고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과 주식을 대거 팔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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