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트럼프 탓이라면서…속으론 반기는 이란

5일 美제재 재개 앞두고 비난 목소리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전망엔 반색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3일(현지시간)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3일(현지시간)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탓이라고 주장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를 올린다고 비난했으나 그 비난은 자신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그가 이란산 원유를 원유 시장에서 없애려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 세계는 이란산 원유가 없어지는 상황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대로라면 결국 유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산 원유의 주 수입처인 중국·일본·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다음 달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에 나선다. 이란 정부는 ‘유가 상승’이라는 논리로 여론전을 펴 이를 무력화하려고 한다. 국제유가는 1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83.19달러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는 유가 상승을 우려하는 듯하지만, 이는 ‘표정 관리’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도 나왔다.

다음 달 미국의 제재가 재개되면 이란산 원유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적게 팔아도 벌어들이는 수출 대금 감소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점이 이란이 유가 상승을 반기는 이유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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