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본궤도에 오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7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실행 조치와 종전선언을 포함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빅딜’과 그에 따른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될 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6~7일 3차 방북 이후 약 석 달만이다. 당초 지난 8월 말 네번째 방북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산시킨 바 있다.
북미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북미가 그동안의 첨예한 대치에서 서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협상 동력이 되살아난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공개 ‘플러스알파’(+α)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루 뒤인 25일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평양 방문 초청을 받아들였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4차례의 방북에 나서는 것은 “진전과 모멘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갈 길이 멀지만 이번 대화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종전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우리가 이번 방문을 할 때 그들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언급했다.
북미가 서로 취할 상호 조치에 대한 진전과 함께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최종 담판을 지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이 또 한 번 통 큰 담판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면담을 위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비핵화와 관련한 서로의 목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더 큰 회담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회담을 위한 어젠다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간 면담이 “잘못되면 북미 관계를 결정하는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북미관계의 악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