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지난 5월 액면분할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2일 종가는 액면분할 후 재상장된 5월4일 종가 5만 1,900원에서 11.94% 하락한 4만5,700원에 그쳤다. 주식 액면가를 50분의1로 나누는 액면분할로 당시 250만원대에 달했던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돼 거래가 활발해지고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한 모습이다. 이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293조3,631억원)에 이어 22조7,112억원으로 11위인 네이버도 오는 12일 액면분할에 따른 재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164여만주로 4월 평균 26만여주의 약 40배로 늘었다. 그러나 4월 64%였던 개인 거래량 비중은 9월 44%로 감소했다. 주식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눠 발행 주식 수를 늘리는 액면분할은 해당 종목의 유동성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지만 본질적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액면분할 외에 실적개선 같은 실질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제기한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가 꼽힌다.
7월26일 1주당 액면가액 500원을 100원으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한 네이버 역시 7월 말 이후 3.77% 하락해 부진한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하반기 저조한 실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익원인 광고·비즈니스 플랫폼의 하반기 매출 성장 둔화와 플랫폼 개발 및 운영비, 마케팅 비용의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를 근거로 3·4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하락한 컨센서스 2,563억원보다 낮은 2,472억원으로 추정하고 목표 주가를 87만원에서 83만원으로 낮췄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