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보스턴=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경제가 전례 없는 저실업과 낮은 인플레이션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지속할 뜻임을 밝혔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질 경우 과감하게 대응해 미국 경제의 장기 확장 국면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비쳤다.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를 질식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지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강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이례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저인플레이션으로 매우 좋은 상황”이라며 “연준의 이 같은 기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년 만의 최고치인 4.2%였던 점을 거론하며 4·4분기에도 4%를 웃도는 경기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것임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했지만 경제성장 종료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는 움직임이 포착될 경우 과감하게 대응에 나서겠다”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 경제의 장기호황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긴축속도 조절 입장에 호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말까지 4회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성명서에서 통화정책의 ‘완화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을 대폭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