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아마존, 최저임금 15달러로 전격 인상한다는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6,800원)로 인상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다음달 1일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미국 내 모든 채용인력에게 적용한다. 아마존의 상시고용 직원은 시간제(알바)와 임시직을 포함해 총 25만명에 달한다. 연말 쇼핑시즌처럼 특정 시기에 임시 고용되는 근로자는 10만여명 수준으로 이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이번 인상계획은 기존 7.25달러보다 두 배 많은 액수인데다 오는 11월1일부터 곧바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미국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은 또 영국지사 직원들과도 연계해 런던의 경우 최저시급을 최대 10.50파운드(약 1만5,300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 전격 발표 배경은?

각 주마다 최저임금 들쑥날쑥

사회 비판여론 잠재우기 나서




아마존이 계속되는 압박에도 요지부동으로 일관하다 최저임금 인상을 전격 발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비판적 여론으로 인한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지만 자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만8,500달러(약 3,180만원)에 그쳐 쥐꼬리 만한 급여를 주는 짠돌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여기에 각주마다 매장의 최저시급도 들쑥날쑥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면서 미 의회가 저임금 노동자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건강보험 혜택과 식료품할인카드 상당액을 해당 기업의 세금으로 충당하자는 ‘베이조스법’까지 발의하며 벼랑 끝에 내몰린 처지였다.

그러나 이번 인상계획이 아마존 재무상황에 주는 영향이 매우 미미하다. 루프캐피털마켓의 앤서니 추쿰바 애널리스트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추가되는 비용은 연평균 9억~18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아마존의 재무 측면에서 보면 바늘을 움직이는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아마존의 예상이익 2,350억달러 중 1%에도 미치지 않는 적은 액수로 비판여론을 잠재우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에 동참했다는 생색내기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셈이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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