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연합뉴스
중국 세무당국이 석 달 넘게 실종돼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던 중국 톱 여배우 판빙빙에게 최대 8억9,000만여위안(약 1,437억원)에 달하는 세금과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의 탈세 혐의에 대해 거액의 벌금 부과로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각에서는 판빙빙 사건의 정치권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후폭풍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중국중앙(CC)TV와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중국 세무총국과 장쑤성 세무국 등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과 소속업체 등에 벌금 5억9,500만위안(약 967억원), 미납 세금 2억8,800만위안(약 468억원) 등 총 8억8,394만6,000위안을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판빙빙과 소속업체 등에 부과된 벌금은 출연료 이중계약 관련 2억4,000만위안(약 390억원), 개인 작업실을 이용한 개인 보수 은닉 2억3,900만위안(약 388억원), 기타 불법행위 1억1,600만위안(약 188억원) 등이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과거 탈세 전과가 없고 그동안 세금 미납으로 처벌을 받은 적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벌금 규모를 정했다면서 판빙빙이 벌금을 기한 내 제대로 납부하면 형사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빙빙도 이날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고 있다.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경험으로 합법적인 경영과 회사 관리 및 감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다시 한번 사회와 영화팬·친구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당국의 이번 조치로 판빙빙은 탈세 혐의 등과 관련해 세금과 벌금을 내는 것으로 신변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중화권 매체들은 판빙빙이 중국 고위정치인의 부패 사건에 휘말렸다는 음모설도 제기했다. 영국 타임지는 “판빙빙 실종사건은 중국식 통제 시스템의 전형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톱스타와 재계 거부들도 중국 당국의 통제에 따라 언제라도 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