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적쇄신 초읽기…떨고 있는 의원들

외부위원 4명 추인안 의결
조강특위 이르면 내일 출범
인선기준 '전투력' 제시에
TK·PK 등 불만 목소리도

전원책 변호사가 외부위원을 맡아 사실상 진두지휘할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이르면 4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한국당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 변호사의 인선으로 오는 2020년 총선에서 당의 공천조차 못 받을지 모를 위기에 처한 의원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촉각을 곤두세운 채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전투력’ 등 전 변호사가 제시한 인선 기준에 비춰볼 때 인적청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개천절인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88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 2018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출발선에서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한국당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르면 4일 전 변호사와 그가 추천한 3명 등 총 4명을 외부위원으로 추인하는 안을 의결한다. 추인안 통과는 곧 김용태 사무총장과 김성원 조직부총장,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등 당연직 인사 3명과 전 변호사 등 외부위원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는 조강특위의 출범을 의미한다. 형식상으로는 김 사무총장이 위원장이지만 당연직 3명의 경우 표결 등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의 위원장은 전 변호사다.

조강특위는 지난 1일 일괄사퇴한 231명을 포함해 총 253명의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운영위원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앉힐지, 기존 인물을 유임시킬지 등을 결정한다. 당협위원장을 맡지 못할 경우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의원들의 ‘정치생명’을 전 변호사가 움켜쥐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의원들은 전 변호사가 언론을 통해 인적쇄신 기준으로 제시한 ‘전투력’ ‘들꽃’ 등의 어구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전 변호사가 ‘온실 속 화초’ ‘열정 없는 책상물림’ 등을 부적격 유형으로 꼽았는데 결국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겠느냐”며 “그러면서 전투력이 있는 인사,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들꽃 등을 찾겠다고 하는데 영남은 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지역이라는 얘기는 옛말”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또 다른 의원은 “당 일각에서는 PK 의원들을 치려고 PK 출신의 전 변호사를 영입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 지역구에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인물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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