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의 외부위원을 맡은 전원책(사진) 변호사가 “한국당이 이렇게 된 것은 당이 정체성으로 뭉치지 못해서”라며 “인적 쇄신 과정에서 정치인이 가져야 할 품격과 품성을 중요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외부위원 3인의 영입을 완료하지는 못했다”며 “제대로 안 되면 내가 그만두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전 변호사는 3일 서울경제신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적청산이 성공할 가능성은 바늘구멍”이라고 잘라 말했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과 보신주의에 시달려온 한국 정당에서 쇄신, 그것도 ‘인적 쇄신’을 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를 알고 있어서다. 특히 조강특위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국당에서는 벌써 ‘특정 계파·지역 의원을 겨냥한 물갈이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 변호사는 “청산이라 함은 정치판에서 그 사람들을 아예 쫓아낸다는 말 아니냐”며 “사람마다 평가하는 게 다 다를 테니 그런 말에 일일이 신경 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산을 한다 한들 그게 성공할 가능성도 바늘구멍이고, 이 작업을 이해받는 것도 바늘구멍”이라며 “어느 경우에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조강특위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의 외부위원 3인의 영입 권한을 당 비대위로부터 위임받은 상태다. 그는 “계속 영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일(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입이 늦어지는 이유와 완료 시점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강특위는 올해 말까지 253명의 당협위원장 인선을 주도하게 된다. 당협위원장을 맡지 못할 경우 오는 2020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 당내에서는 이번 조강특위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사실상 조강특위를 진두지휘할 예정으로 당 다수 의원의 정치 생명이 그의 손에 달린 상황이다.
이번 인적 쇄신이 내년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이후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꼴”이라고 쏘아붙였다. 조강특위 활동이 시작되기도 전 차기 대표 선출과 주도권 경쟁에 골몰하는 당 안팎의 시선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는 “최소한의 품격과 희생정신이 없으니 우리나라 정치가 엉망이고 당이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전당대회를 하고 안 하고는 내 일(특위활동)과는 상관없다. 지금은 당 전체가 정체성으로 뭉치려고 애를 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을 염두에 둔 통합전당대회 발언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 변호사는 김병준 위원장에게 조강특위 합류 조건으로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가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보수 재건을 위해 나아가야 할 궁극적 그림과 방향을 말한 것”이라며 “당 지도부도 아닌 조강위원이 통합전대를 주도할 권한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실정치 참여 계획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정치인 하려면 더 젊은 나이에 했을 것”이라며 “한국 정치판은 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