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화력발전소 석탄 저장고(사일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인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4일 여수소방서 등에 따르면 김모(37)씨 등 이 사고 사상자 5명은 사일로 내부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맨홀 뚜껑을 열었다가 순간적으로 발생한 화염에 화상을 입었다.

이들이 맨홀 뚜껑을 열자마자 사일로에 산소가 갑자기 유입됐고 순간적으로 화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일로에서 연기가 발견되면 작업자는 맨홀 뚜껑을 열기 전에 내부에 설치된 물 또는 이산화탄소 살수 설비로 먼저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소 유입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이 같은 안전 조치를 미리 하지 않고 맨홀 뚜껑을 열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업자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안전 감독관이 현장에 없었던 점도 문제를 키웠다. 직원들이 진행하고 있던 필터 교체 작업은 담당 감독관에게 위험성을 먼저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요 정비작업에 속한다. 이 경우 안전 감독관이 반드시 입회하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협력업체 직원이었고 안전 감독관은 현장에 없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전남 여수시 중흥동 여수산업단지 내 여수화력발전소 사일로에서 불이 나 김씨가 숨지고 박모(32)씨 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정인기자 lji363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