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 회사 로고 /AFP연합뉴스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30개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사용하는 서버에 마이크로 칩을 비밀리에 삽입해 스파이 활동을 벌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기업은 관련 보도를 부인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는 데 더해 중국의 구체적인 해킹 의혹까지 나오면서 미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4일(현지시간) 총 17명의 업계 내부 소식통과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의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중국 정부의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 칩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칩은 미국 회사들의 지적재산권과 거래기밀을 수집하는 데 사용돼왔다. 중국의 서버 마더보드 공급업체인 슈퍼마이크로가 본토에서 마더보드를 조립한 후 마이크로 칩을 서버에 부착해 미 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스파이 활동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같은 중국의 해킹 시도 대상에는 애플·아마존 웹서비스뿐 아니라 미 국방부 데이터센터와 해군 군함, 중앙정보국(CIA) 등 정부기관이 사용한 정보기술(IT) 기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중국의 마이크로 칩을 통한 스파이 활동을 비밀리에 조사해왔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물론 애플·아마존 등도 블룸버그의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블룸버그의 주장을 지지할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2016년 슈퍼마이크로의 서버 드라이버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과 관련해 혼동된 보도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해당 서버의 스파이 칩에 대해 수개월간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중국 정부도 “중국은 사이버보안의 확고한 수호자”라며 블룸버그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해당 보도 내용이 외부에 공표하도록 승인되지 않은 것일 뿐 상당히 정확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해킹 의혹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각각 1.76%, 2.22% 하락했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41.12% 폭락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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