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스캔들’ 주인공 트럼프··“지속해서 드러내는 ‘여성 혐오’”

중간선거 지원유세서 성폭행 미수 폭로 교수 조롱
여당 의원도 "완전히 부적절..용납할 수 없어"
지난 1일에는 ABC 여기자에게 "생각이 없다" 여성 비하성 발언
성관계 놓고 소송전 벌이는 대니얼스 신간 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성 혐오’ 인식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시시피 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브랫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어떻게 귀가했나? ‘기억나지 않는다’”, “그곳에는 어떻게 갔나? ‘기억나지 않는다’, 그 장소는 어디에 있나? ‘기억나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일어났나?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포드 교수의 상원 법사위 청문회 증언을 조롱했다.

브랫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로이터연합뉴스

그는 포드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그렇지만 나는 맥주 한 캔(병)을 마셨다. 그게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해 공화당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폭력 피해자일 수 있는 사람을 선거유세에서 공개적으로 조롱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의원은 3일 NBC 방송에 출연해 “그런 언급을 하기에 적절한 때와 장소는 없다”며 “정치 유세에서 이런 민감한 일을 논하는 것은 끔찍하다”고 꼬집었다.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코멘트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했고,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도 “어제 포드 박사를 조롱한 대통령의 코멘트는 완전히 부적절하며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끄러운 발언”이라면서 “대통령이 포드에게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혐오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일 로즈가든에서 열린 신(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타결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ABC방송 소속 여기자에게 “생각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 소속 세실리아 베가 기자를 첫 질문자를 지목하며 “내가 지목하니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지금 그녀는 충격받은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베가 기자는 이에 “그렇지 않다. 고맙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다. 나는 당신이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안다.(I know you‘re not thinking) 항상 생각을 안한다”며 ’엉뚱한‘ 발언을 했다. 놀란 베가 기자가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질문하라”고 재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베가 기자가 고교 시절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나 의회 인준에 관한 질문을 계속 회피했으며 무역 이슈에 대해 먼저 대답하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여성기자인 CNN방송의 케이틀란 콜린스 기자가 질문했을 때에는 “그만하라. 좋지 않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해 한 토론에서 MSNBC의 여성 앵커에게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은 것 같다’는 요지로 발언에 비난을 산 바 있다. 2016년 공화당 대선주자 TV토론에서 진행자였던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가 그의 과거 여성 비하성 발언 전력을 언급하자, 다음날 다른 방송에 출연해 “눈에서 피가 나왔다. 다른 어디서도 피가 나왔을 것”이라고 메긴 켈리를 묘사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 내용을 담은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의 신간 ‘전면 공개(Full Disclosure)’ /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의 신간 ‘전면 공개(Full Disclosure)’가 지난 2일 출간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CNN은 “대니얼스의 신간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2006년 타호호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성기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까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대니얼스는 타호호수에서 열린 골프 토너먼트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그는 “트럼프는 보디가드가 나를 트럼프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초대했다”며 “검은 실크 잠옷과 슬리퍼를 신은 트럼프가 나를 덮쳤다”고 서술했다. 대니얼스는 이어 “트럼프가 그 상황에서 자신의 가족 얘기도 했다”며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와 당시 4개월된 아들 배런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가 당시 진행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트럼프의 성기 모양이 독특해 모양만 보고도 골라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미국 ABC 유명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한 스토미 대니얼스(가운데)/유튜브 캡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 타워 앞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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