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산국제영화제] 블룸하우스 대표 "저예산으로도 독창적 공포영화 승산 있다"

'할로윈' 홍보차 부산국제영화제 첫 참석

영화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대표인 제이슨 블룸이 지난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객을 끌어모으는 장르는 슈퍼 히어로물과 저예산 공포영화뿐입니다. 적은 예산으로도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공포영화를 선보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우리가 늘 자신 있는 이유죠.”

‘파라노말 액티비티’ ‘인시디어스’ ‘겟아웃’ 등 걸작 공포영화를 선보이며 공포영화 명가로 자리 잡은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 대표가 올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에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할로윈’ 홍보차 방한했다.

그는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저예산 공포영화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동시에 예술성과 비평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장르”라며 “블룸하우스는 앞으로도 저예산 공포영화의 제작·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 대표는 수년 전부터 한국 제작·배급사들과의 협업을 추진해왔다. 최고의 한국 영화와 배우로 부산행 기차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부산행’과 최근 흥행보증 수표로 떠오른 마동석을 꼽았다. 블룸 대표는 “부산행을 미국에서 리메이크하고 싶었지만 원작보다 뛰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포기했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배우는 마동석인데 그는 한국의 드웨인 존슨이고 우리 영화에 꼭 맞는 배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브랜드가 전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현지 회사와 우리의 브랜드·제작 능력을 합치면 놀라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회사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핼러윈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레전드 호러 ‘할로윈’은 1978년 존 카펜터 감독의 원작 이후 지금까지 9편의 시리즈가 나왔다. 최근에서야 ‘할로윈’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IP)를 확보한 블룸하우스는 원작을 바탕으로 연쇄살인마 마이클과 로리가 40년 후 재회한다는 설정으로 제작됐다. 블룸 대표는 “이번 작품을 포함해 총 11편의 ‘할로윈’이 제작됐는데 블룸하우스의 첫 ‘할로윈’인 이 영화는 1편의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며 “1편 이후 40년이 흐른 시점에 범인과 피해자가 어떤 삶을 살았고 피해자는 어떻게 후유증을 이겨내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와 딸·손녀 3대에 걸친 여성들이 불사조에 가까운 악당을 물리친다는 점이다. 블룸 대표는 “블룸하우스의 영화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는다”며 “여성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이자 3대에 걸친 여성들이 가상의 악당을 이겨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블룸하우스는 ‘할로윈’ 시리즈는 물론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이미 제작된 IP를 확보해 블룸하우스의 제작 능력과 전략을 더해 완성도 높은 속편을 제작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블룸 대표는 “블룸하우스의 다음 전략은 전 세계에 이미 존재하는 IP를 확보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지어 공포물을 제작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할로윈’ 상영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팬들은 ‘핼러윈 밤의 살아 있는 공포’ 마이클의 얼굴이 담긴 족자를 선물했다. 블룸 대표는 “스타급 배우가 나오지도 않고 평범하지도 않은 우리 작품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모두 팬들 덕분”이라며 “특히 ‘해피데스데이’ ‘위플래시’ ‘겟아웃’ ‘23아이덴티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낸 영화들은 모두 한국 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품”이라고 화답했다.

‘할로윈’ 시리즈를 이어가달라는 팬들의 주문에 블룸 대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넥스트 이어(내년에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부산=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