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핀테크사업 진출, 재도약 노린다

간편결제 '라인페이' 거래대금 증가
규제 덜한 日시장서 공격적 마케팅
금융 서비스 제공...수익 확보 전망
성공 땐 지지부진 주가 반등 가능성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통해 핀테크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린다. 올해 들어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면서 규제가 덜한 일본 시장 사업 확대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여 향후 ‘라인 핀테크’가 네이버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는 올해 3·4분기 네이버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1일 네이버의 3·4분기 영업이익을 2,4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커센서스 2,563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 2일 이번 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한 2,402억원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네이버 실적은 대개 광고 매출이 좌우하는데 올해는 성수기 효과가 미약한데다 라인 관련 인력채용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울한 단기 실적 전망에 비해 네이버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낮지 않다. 최근 관심이 큰 핀테크 사업에 일본 자회사 라인이 본격적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의 간편결제 ‘라인페이’는 이미 2·4분기에만 1,950억엔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83.1% 늘어난 수치로 오프라인 상점용 단말기를 개발하고 일본 신용카드 기업 JCB와 제휴하는 등의 전략으로 100만 개 이상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한 전략 덕분이다. 라인페이의 영역 확장은 오프라인 결제시장 진출의 디딤돌이다.

현재 일본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은 라인 뿐 아니라 라쿠텐, 아마존 등 대형 커머스 업체, NTT도코모 등 통신사까지 다양한 사업자가 진출을 선언해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라인은 이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고 CB발행으로 확보한 1조원 규모의 자금으로 공격적 마케팅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메신저 서비스 ‘라인’ 덕분에 송금 서비스에서 이미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사업이 정부 규제로 발이 묶인 상황에서 라인을 통한 사업 확대가 성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네이버 주가가 재반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100만원에 육박하던 네이버 주가는 현재 60만원대 후반~70만원 대 초반을 오가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 라인의 주가는 실적 부진에도 핀테크 관련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일본 증시에서 4,600~5,000엔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라인페이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대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계획 등 적극적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판단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핀테크 수익성이 네이버 실적과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이 같은 금융플랫폼 전략이 안착하기까지는 최소 3~4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한동안 라인페이 가맹점과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 지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결제는 3년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자체적인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만 라인은 결제를 기반으로 금융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증권 투자 보험판매, 뱅킹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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