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인간극장’ 방송화면 캡처
경남 거창의 한 산골 마을에서 사과밭을 운영 중인 오성광, 김영순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8일 오전 방송된 KBS 1TV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는 ‘주렁주렁 사랑이 익어가네’ 1부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경남 거창 산골 의 빨간 지붕 집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아이들과 오성광(58), 김영순(58)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겨울, 가족들은 사과밭 과수원집으로 이사를 왔다. 사과밭 오천 평을 열심히 일궈내면 여섯 식구 먹고는 살겠다는 생각에 퇴직 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영순 씨와 성광 씨는 선으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이듬해에 첫 아이를 낳았다. 아들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여러 번의 유산을 겪었다. 영순 씨는 연이은 유산 탓에 더 이상 아이를 가지기 힘든 몸이 됐다. 그 순간 입양도 생각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 25년의 오랜 고민 끝에 부부는 입양을 결심했다.
7년 전 찾아온 둘째 단아(11)부터, 용구(9), 재희(8), 막내 용재(5)까지, 부부에겐 늦둥이 사총사가 생겼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친구들은 노후 준비로 바쁘지만 부부의 일상은 매일 긴장과 웃음으로 가득하다.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사 남매의 재롱 한 방에 하루 피로는 사르르 녹아버린다. 늦은 나이에 네 아이를 키우려면 일은 쉴 수 없는 터. 지쳐가는 체력에도 막둥이 장가보내려면 70세까지 일해야 한다며 아빠 성광 씨는 복대를 동여맨 채 풀과의 사투를 벌이러 간다.
점점 다가오는 노안에 영순 씨도 쌍안경이 없으면 통신문 하나 읽기도 힘들지만 마음만큼은 젊은 부모 뒤지지 않는다. 늦은 나이에 고생을 사서 한다며 쓴소리하던 이들도 많았고, 어느 순간부터 몸도 예전 같지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을 만난 지금, 힘든 순간을 이겨내게 한 것도, 사랑을 준 것도 모두 아이들이라는 두 사람. 조금은 늦게 부부의 마음에도 행복이 찾아왔다.
영순 씨는 “첫 아이를 낳고 3년 동안 계속 유산이 됐다. 여덟 번 유산됐다. 더 이상 임신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첫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입양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첫 아이 스물 다섯 되던 해 단아를 안았다. 이후 용구와 재희가 오고 막내 용재까지,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맺고 한가족이 됐다. 이에 영순 씨는 “왜 그렇게 입양을 많이 했느냐고 묻는다면 처음 입양했을 때는 아이를 갖고 싶었던 욕심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셋째 때부터는 ‘저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이주한기자 ljh36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