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유명무실해진 ‘토지공개념’을 시행시킬 방안으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토지공개념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으로 인한, 특히 토지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해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 형태로 돌려주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실상 토지공개념과 같은 제도다. 이 지사와 여당은 국토보유세의 위헌 소지를 피하기 위해 시도조례에 위임하고 일괄시행보다는 광역단체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놓았다.
이 지사는 8일 국회에서 개최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기본소득의 재원을 공유자산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에서 마련하기 위해 국토보유세를 고민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보유세가 시행되면 정부는 15조5,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나 전 국민에게 30만원씩의 토지배당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민의 95%가 수혜를 받아 조세저항이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영속적이고 수익이 나는 토지에 대한 세금은 자동차세의 7분의1 심지어 10분의1”이라며 “부동산 소유자들이 정책 결정에 집중적으로 관여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불합리를 막기 위해 이 지사는 “공직자가 되면 주식 백지신탁을 하는 것처럼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전문가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창무 서울대 교수는 “토지공개념으로 거론되는 것이 국토보유세인데 보유세를 매긴다고 집값이 내려가지는 않는다”며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집주인들은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주최자로는 이 지사를 비롯해 강병원·김경협·김두관·김현권·설훈·송옥주·유승희·정성호·조정식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