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부정입학시킨 경희대 학과장 징역 10개월 법정구속

면접 불참 사실 숨기고 임의로 점수 부여
법원 "엄한 처벌 필요해"


가수 정용화씨를 대학원에 부정 입학하도록 도운 경희대 학과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8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희대 교수 이모(50)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 교수는 2017년 전기 경희대 국제캠퍼스 일반대학원 예술 관련 학과의 박사과정 입시 전형에서 정용화씨와 사업가 김모씨 등이 면접에 응시하지도 않았음에도 절차를 어기고 합격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경희대 학칙에 따르면 대학원 면접에 결시한 경우는 곧바로 불합격 대상이 된다.


그러나 당시 학과장이자 수시모집 전형 면접위원이던 이 교수는 대외협력처 부처장으로부터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 정씨가 결시했다는 사실을 전산망에 입력하지 않고 허위 점수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다른 면접위원들에게도 이런 범행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 교수는 비슷한 방법으로 가수 조규만씨에 대해서도 마감 기한 이후 응시 서류를 제출했으나 정상적으로 접수한 것처럼 처리하고, 결시한 면접 점수도 정상적으로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면접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학과장 지위를 이용해 면접시험 자체를 사실상 형해화했다”며 “대학의 학문 연구를 위한 인재 양성의 관문이 되는 신입생 모집이 피고인에 의해 좌지우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이 지원자나 소속 기획사 등의 이익과 맞아떨어진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벌어진 일로, 학교의 홍보나 발전을 위해서만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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