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충격파'에 신음하는 전세계 자동차업계

폴크스바겐 판매급감·랜드로버 영국공장 가동중단

랜드로버 로고 /서울경제DB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충격파가 유럽 자동차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은 최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독일 폴크스바겐과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며 중국 수요가 위축된 것이 자동차 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은 지난 9월 중국에서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10.5%에 해당하는 27만7,800대 줄었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미국과 계속되는 관세 분쟁의 결과로 중국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확연하다”며 무역전쟁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세계 시장을 통틀어 폴크스바겐의 지난달 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18.3% 줄었다.


영국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는 잉글랜드 솔리헐에 있는 자사 최대공장을 2주간 멈췄다. 재규어랜드로버는 통상마찰으로 인해 지난 9월 중국 판매가 46% 줄어든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작년 영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167만대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모기업인 인도의 타타 자동차는 이번 조치로 인해 전날 무려 15.7%나 주가가 떨어졌다. 시가총액 6분의 1 정도가 사라진 셈이다.

무역전쟁의 충격이 유럽 업체들에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자동차업체인 지리(Geely)는 지난달 자회사 볼보의 300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무역전쟁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미국 포드는 중국에서 조립하는 ‘포커스’의 새 패밀리카 모델을 미국에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T는 “자동차업체들이 세계 각지에 걸쳐 부품, 완성차 수출입에 크게 의존하는 까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획하는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