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수주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추가 수주가 유력한 가운데 3·4분기 실적 모멘텀까지 호재가 겹친 탓이다. 특히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이탈 속도를 높이고 있는 외국인이 삼성엔지니어링만은 집중 매수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 거래일 대비 2.89%(550원) 오른 1만9,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 이후 하반기에만 20% 넘게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박스피 장세에 빠지면서 지지부진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큰손’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9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이 이 기간 국내 증시 전체 종목 중 삼성엔지니어링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외국인이 추석 이후 국내 증시에서 1조8,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점을 고려하면 정반대되는 행보다.
긍정적인 3·4분기 실적 전망이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3·4분기 매출액 1조3,688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169% 오른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3·4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고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본격적 매출 증가가 나타나는 오는 2019년부터 회사의 실적 안정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10조원 이상이 유력한 글로벌 수주 호조가 삼성엔지니어링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은 약 7조5,000억원으로 연내 10조원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간 신규 수주액이 2015년 5조2,000억원, 2016년 5조원, 2017년 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는 신규 수주가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주 소식이 들려오면 주가 상승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10월 태국 타이오일 정유처리시설(CFP), 12월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시설, 베트남 하수처리시설 등 총 26억달러(약 2조9,588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 수주가 유력하다. 김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기인한 해외 발주 환경 개선과 함께 연내 현안 프로젝트 준공 및 수주 잔액 증가에 기인한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