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성공과 5년의 실패. 10년의 흥망성쇠를 발판 삼아 왕년의 커피 왕국 ‘카페베네’가 다시 날아 오를 수 있을까.
카페베네는 서울회생법원 제12부가 11일 자로 올초 신청한 기업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했다며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회생 절차를 신청한 후 9개월 만의 졸업이다.
카페베네 측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여러 의미에서 고무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통상 빚을 갚지 못해 법원 회생 절차에 들어갈 경우 외부에서 신규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매각되거나 경영자가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까페베네는 본사의 경영 내실화를 통해 올해 반기 감사 결과 3년 만에 영업 이익을 흑자로 전환함으로써 홀로서기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로도 매월 영업 흑자를 내고 있으며 문제가 됐던 가맹점 물류 공급도 안정화한 만큼 앞으로도 채무 이행에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카페베네 측은 향후 ‘제2의 창업’이라는 자세로 내실 다지기에 몰두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본질인 가맹점 중심 경영을 비롯해 브랜드 이미지 쇄신, 메뉴 개발 역량의 강화, 공간 가치 제고 및 커피 품질 개선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미국·중국 등으로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마케팅 비용에 지나치게 돈을 쏟는 공격적 경영이 까페베네 몰락의 주된 이유로 거론됐던 만큼 본사의 방침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80여 곳 매장을 운영했던 미국 법인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커피 업계가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까페베네의 노력이 얼마만큼 성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자금난으로 흔들리던 사이 토종 1위 브랜드라는 이름은 이디야에 내줬고, 나름 강점이었던 디저트 분야에서도 투썸플레이스 등 신흥 강자가 나타났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