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주요 유적지와 공공 박물관들이 민영화를 우려하는 직원들의 파업으로 11일(현지시간) 하루 폐쇄되자 아테네에서 대만 관광객들이 인기 관광지인 파르테논 신전 인근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리스의 대표적 관광지인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비롯한 주요 유적지와 공공 박물관들이 민영화를 우려한 직원들의 파업으로 11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폐쇄됐다.
그리스 문화부 직원 노조는 그리스 정부가 주요 문화 유산들의 소유권을 구제 금융 체제 기간에 국제 채권단의 요구로 만들어진 ‘민영화 기금’에 이전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따라서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포함해 275곳에 달하는 유적지와 박물관 등 문화 시설들이 문을 닫았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에서 일부 직원들은 “그리스의 문화 유산들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펼쳤다. 파업에 참여한 문화부 직원들은 “어떤 국가도 자국의 문화 유산을 저당 잡히는 일은 없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파업 사실을 알지 못한 관광객들이 몰리며 일부 시설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미르시니 조르바 그리스 문화장관은 “문화 유산들이 ‘민영화 기금’에 포함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날 파업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는 구제금융 체제에서 8년 만에 졸업한 뒤 경제 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재정 운용과 관련해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여전히 강도 높은 감독을 받는 상태다.
한편, 그리스는 올 들어 현재까지 역대 최다인 3,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등 관광 분야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이날 문을 닫은 문화 시설에서만 입장권 판매 등으로 통상 1억 유로(약 1,35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