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한국투자증권·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인수한 구주 거래(1,040억원 규모)로 추정할 때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8,000억원 선이다. 스틱이 인수한 빅히트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올해 초 넷마블이 빅히트의 구주 20%가량을 인수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평가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7,80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 넷마블이 빅히트 지분을 사들였을 때와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 수준인 2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 이상”이라며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익은 2,300억원, 830억원인데 이는 업계 최대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1조원 이상의 몸값을 가진 엔터사는 상장사 가운데 JYP엔터와 SM엔터뿐이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빅히트의 기업가치 고점 논란은 충분히 검토됐다”며 “그럼에도 방탄 이후 빅히트의 사업 계획과 시스템 등을 높이 보고 지분 매매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CJ ENM과 빅히트는 합작 엔터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사를 통해 제2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은 내년에 빅히트와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선 재계약이 유력하단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점이 불확실성이다.
한편 이번 지분 거래로 주주 구성이 새롭게 바뀌면서 빅히트의 IPO 필요성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만 해도 방시혁 대표, 최유정 부사장, LB인베, SV인베스트먼트, 레전드캐피탈, 한국투자증권 등 지분을 5년 이상 보유한 주주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넷마블과 스틱이 새로운 주주로 들어오는 등 손바뀜으로 주주 구성이 새로워졌다. 당장 상장을 통한 기관투자가 자금 회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10월 기준 빅히트 주주는 방 대표, 최 부사장, 넷마블, 레전드캐피탈, 스틱 등이다. /박호현·임세원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