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고용동향] "재정효과 빼면 민간 고용증가율 마이너스"

공공 일자리 16만명↑·최저임금 민감 3대 업종선 31.6만명↓
경제 허리 40대 고용률도 감소..."고용 안정성 구조적 변화"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취업자수 4.5만명이 증가했으나 실업률 역시 3.6%로 전년비 0.3% 증가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고용노동청에서 시민들이 실업 급여 및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송은석기자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까지 점쳐지던 9월 취업자 증가 폭이 그나마 4만5,000명이라도 나온 것은 정부 재정 투입과 추석 연휴 영향이 크다. 정부 재정 지원이 몰려 있는 보건서비스 업종에서의 취업자 증가 폭이 컸고, 소비재 쪽 일자리 감소 폭이 줄어든 게 긍정적 영향을 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정 투입과 이벤트에만 의존해서는 고용 시장을 지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가 주도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최저임금 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도·소매업(-10만명)·숙박 및 음식점업(-8만6,000명)·사업시설관리업(-13만명)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숙박·음식업종 감소 폭은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컸다. 반면 보건·복지 업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3만3,000명 증가했다. 공공행정 취업자 수도 2만7,000명 늘었다. 둘 다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업종이다.


제조업도 전달 10만4,000명 줄어든 것의 절반 수준인 4만2,000명 감소에 그쳤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단기 아르바이트직 고용을 늘린 소비재 업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자 집계가 이뤄지는 일주일 기간에 1시간이라도 일을 하면 일단 취업자 수로 잡히기 때문이다. 9월 취업자 집계는 추석 2주 전에 이뤄져 명절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단기 알바가 상당 부분 포함됐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증가 규모 자체가 7~8월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업종의 취업자 증가 폭이 큰 것을 감안하면 민간 분야 증가 폭은 크지 않거나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기 일자리를 만들라고 산하 공공기관을 압박하고 있어 연말까지 공식 지표로는 취업자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게 우리나라의 고용 실태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업 대란도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9월 실업자 수는 102만4,000명으로 집계돼 9개월 연속 ‘100만 실업자’ 사태가 벌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10개월 연속 100만명 이상 기록에 근접했다. 특히 전체 실업자의 절반이 넘는 573만명이 20~30대 청년층에 집중됐다. 고용률은 61.2%로, 60.9%였던 전달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한국 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30~40대 고용률이 내려앉고 있다. 3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은 75.6%로 집계됐는데, 줄곧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던 해당 연령대 고용률이 꺾인 것은 이례적이다. 30대 취업자는 10만4,000명 줄어들며 지난 최근 3년래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지난달 27년 만에 감소 폭(-15만8,000명)이 가장 컸던 40대는 이번에도 12만3,000명 줄었다.


15~20세 청년 고용률은 42.9%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은 1.2%포인트 상승한 22.7%로 집계됐다. 전체 실업률은 지난 2005년 이후 9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3.6%를 기록했다. 최영기 전 노동연구원장은 “고용이 쇠퇴한다는 징후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고용 시장과 안정성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빈난새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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