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피로 지켜온 NLL, 피 흘리지 않고 지킨다면 더 가치있어"

"NLL 평화 수역으로 만들 수 있어…굉장한 대전환"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박한기 신임 합참의장의 보직 신고를 받은 뒤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주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우리 장병들이 피로써 지켜왔다는 게 참으로 숭고한 일이지만 피를 흘리지 않고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박한기 신임 합참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고서 “서해 NLL은 우리 장병들이 피로써 지켜온 해상 경계선이지만, 계속 피로써 지킬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NLL이란 분쟁의 바다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듦으로써 남북 간 군사 충돌을 원천적으로 없게 하고, 우리 어민들이 어로 금지선 때문에 황금어장을 두고도 조업을 못 하고 있는데 거기에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 남북 어민들이 함께 조업할 수 있게 한다면 어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지난 19일 3차 정상회담 때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채택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을 취해 나가자는 합의를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그런 구상이 사실 전두환 정부 시절부터 오랫동안 추진됐지만 북한이 NLL이라는 선을 인정하지 않다 보니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인데 북한이 판문점부터 이번까지 정상회담에서 일관되게 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합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NLL을 인정하게 하겠다고 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고, 그 분쟁 수역이었던 NLL을 이제는 정말 명실상부하게 평화수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대전환”이라며 합의가 가진 의의에 대해 거듭 강조 했다.

그 밖에도 문 대통령은 “지금 분쟁 소지는 군사경계선을 중심으로 육상의 비무장지대에도 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충돌 가능성이 큰 게 서해지역이어서 남북평화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는 길이라는 것을 잘 좀 (헤아려)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그렇게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되면 남북 어민들이 공동 조업을 통해 어획 수입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공동 조업에서 룰을 잘 정한다면 그 어장을 황폐화하지 않고 어장을 잘 보존하는 작업도 함께 하게 되고, 그쪽으로 들어오는 제3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을 남북이 함께 막는 효과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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