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FAANG'·바이두·텐센트 등 수익 짭짤...'해외주식 직구' 열풍

■'밖'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
올 외화주식결제 규모 252억弗로 이미 작년기록 넘어서
IT공룡' 많은 美 투자비중 67% 1위...홍콩·日·中 뒤이어
증권사도 맞춤형 설명회 잇따라..."2~3개국 분산투자를"

국내 증시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변동성이 극대화하면서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점’ 논란에 최근 실적 부담으로 주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엔비디아·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세계 정보기술(IT) 공룡을 보유한 미국 시장은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는 중국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에 대한 직접 및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 주식 결제 규모가 올 들어 9월까지 252억달러(약 28조원)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227억달러)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외화 주식 결제 규모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3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계속 규모를 불려 왔다.

투자 대상 해외주식이 상장된 국가별로 보면 미국 비중이 67%(168억 달러)로 가장 높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존 미국 비중 최대치는 2013년의 65%이다. 미국에 이어 홍콩 17%(44억 달러), 일본 6%(15억 달러), 중국 5%(12억 달러) 등 차례였다.

종목별로 보면 해외주식 거래 규모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미국에 상장된 종목이 8종목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 2종목은 홍콩 상장 기업이다.


미국의 IT 기업 아마존을 매매한 규모가 17억2,458만 달러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후 알리바바(9억6,102만 달러·미국), CHINA AMC CSI 300 INDEX 상장지수펀드(ETF)(9억469만 달러·홍콩), 텐센트홀딩스(8억3,222만 달러·홍콩) 엔비디아(5억8,932만 달러·미국), 알파벳(5억7,413만 달러·미국) 넷플릭스(4억4,187만 달러·미국) iShares China Large-Cap ETF(4억3,577만 달러·미국), 페이스북(3억3,438만 달러·미국) ishares Exponential Technologies ETF (3억1,244만 달러·미국) 등 순이었다.


종목 별 수익률도 높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의 고액(1억원 이상) 투자자들의 매수 상위 종목은 아마존닷컴, 알리바바그룹홀딩스 ADR, 테슬라, 텐센트, 항서제약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아마존닷컴은 특정 시기가 아닌 1월부터 8월까지 매월 매수 상위 5위 안에 들 만큼 꾸준히 러브콜을 받았고 주가상승률도 62.6%에 달했다. 전체 해외주식 매수금액에서 이들 매수 상위 2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55.4%를 기록했다.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넷플릭스(83.26%), 아마존닷컴(62.56%), 마이크로소프트(28.28%), 애플(27.54%) 등 미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중국국제여행사(49.94%), 항서제약(33.53%) 등 중국 종목들도 눈에 띈다. 삼성증권 측은 “미국 59.9%, 중국 33%, 일본 4.1%, 베트남 2.6% 순으로 수익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 직구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맞춤형 설명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말까지 해외증권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수수료를 1년간 면제해주고,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고객에게 해외 선물 3종목에 대한 수수료를 1.99달러로 인하해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주식도 요즘은 국내 주식처럼 증권사에서 계좌 개설 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지만 환율과 세금 등에는 유의해야 한다. 해외 주식은 거래 국가 통화로 환전해 투자하기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국내 주식과 달리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므로 세후 수익률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전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 국가별로 상이한 주식시장 거래제도 및 거래시간 등도 주의해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에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 투자는 철칙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개성도 좋지만 ‘몰빵 금지’라는 투자의 제1 원칙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며 “분산투자는 환율 차이가 불가피한 해외 거래에서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개 국가를 섞어야 통화 다변화 효과가 생겨 환헤지도 가능하다. 오 센터장은 “직접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최근 인기가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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