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UAE, 反인권 논란에도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선출

필리핀이 마약과의 유혈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초법적 처형 논란에도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으로 선출돼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필리핀은 바레인, 카메룬 등과 함께 새로 선출된 18개 UNHRC 이사국에 포함됐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지역별로 할당된 47개국이 3년 임기제로 맡는다. 매년 47개 이사국 중 3분의 1을 교체하는데 투표에서 97표 이상을 얻으면 이사국으로 선출된다.

이날 이사국 선출은 2006년 인권이사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대륙별 할당된 이사국 수에 맞게 회원국들이 수임에 나서면서 사실상 경쟁 없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선출된 이사국에 필리핀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부족한 기준이 이사회를 계속해서 약화한다”고 지적했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 담당 이사인 루이 샤르보노도 “선거라는 말을 조롱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올해 6월 인권이사회가 ‘인권을 조롱하는 위선적 조직’이라고 비판하며 탈퇴한 바 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4,000여명 이상을 사살했다. 이를 두고 국제 사회에서는 재판과정 없이 이뤄진 초법적 처형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유혈 사태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하자 지난 3월 일방적으로 ICC 탈퇴를 선언해 탈퇴효력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