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안전모드’로 전환된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 상상도./출처=NASA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망원경과 탐사 로보가 잇달아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목표 수명을 훨씬 넘겨 운용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지만 우주탐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우려된다.
15일 NASA에 따르면 허블 우주망원경에 이어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도 지난 10일부터 ‘안전모드’에 들어갔다. 안전모드는 지상관제소에서 고장 원인을 찾아 수리할 때까지 관측보다 위성의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을 뜻한다.
고장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허블과 마찬가지로 우주망원경의 자세를 잡아주는 자이로스코프(회전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NASA는 “모든 시스템이 기대한 대로 작동 중이며 과학장비는 안전하다”면서 “안전모드로 전환한 원인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은 1999년 7월 23일 발사됐다. 처음 배치될 때 목표 수명은 5년이었으나 2001년 이를 10년으로 늘렸고 현재 19년째 운용되고 있다.
이에 앞서 허블 우주망원경도 지난 5일 자이로스코프 3기 중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안전모드로 전환된 바 있다. NASA는 원격조종을 통해 두 우주 망원경의 고장을 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찬드라 우주망원경보다 9년 앞선 1990년에 발사돼 지구 540㎞ 상공궤도를 돌며 28년째 운용 중이다.
허블을 대체할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배치는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를 거듭해 2021년 3월에나 이뤄질 예정이며, 이마저도 다시 연기될 수 있다.
먼지폭풍을 피해 동면 모드에 들어갔던 화성 탐사 로보 ‘오퍼튜니티(Opportunity)’도 여전히 무응답 상태다. 오퍼튜니티의 위치는 화성 궤도를 도는 ‘화성정찰위성(MRO)’의 카메라에 포착됐지만, 지구관제소의 계속된 신호에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퍼튜니티 역시 지난 2003년 화성에 도착했을 때 90일간 1,000 야드(914m) 이동이 목표였으나 올해로 15년째 활동을 이어왔다. NASA는 아직 오퍼튜니티호를 회생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펴고있으나 조만간 이를 지속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놓일 것으로 알려졌다.
먼지폭풍에 끄떡없이 견디던 핵추진 탐사 로보 ‘큐리오시티(Curiosity)’마저 최근 메인 프로그램 이상으로 한동안 자료를 전송하지 못하다 백업시스템을 가동해 메인 프로그램을 점검 중이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