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연합뉴스
북한 매체가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기조를 16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임박한 만큼 양측이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개인 필명의 글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관계개선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미국에서 울려 나오는 곱지 못한 소리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김철명의 글 전문을 실어 “앞에서는 우리와 친하자고 손을 내밀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딴소리를 해대는 미국은 외교관례는 물론 상식의 궤도에서 너무나 멀리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핵실험을 그만둔지도, 대륙간탄도로켓 발사를 중지한지도 퍼그나(퍽) 시일이 흘렀으면 응당 이를 걸고 조작한 제재 조치들도 그에 맞게 사라지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대통령부터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선(북한)이 핵실험도 탄도미사일 발사시험도 하고 있지 않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건졌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반응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미(북미) 협상이라는 열차는 제재라는 장애물을 레루(레일) 우(위)에 놓아두고는 아무리 기적소리를 요란히 울려도 한치도 나아가기 힘들다”며 “조미관계의 새 페지(페이지)는 거친 막대기가 아닌 부드러운 붓으로만 쓸 수있다”고 강조했다. 중·러의 역할도 강조했다. 통신은 “중국, 로씨야(러시아)를 비롯한 대국들도 조선반도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수립과정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법으로 전진되여야 하며 관련국들의 상응한 조치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