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앤 젠터 뉴질랜드 여성부 장관. /오클랜드=안의식기자
“새 정부는 임금형평원칙 적용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전임 정부가 급격한 추진이 부담스러워 만들려던 각종 허들도 없애 저임금 여성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이 원칙에 따라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10월 9년 만에 보수 성향의 국민당 정부에서 진보 성향의 노동당 중심 연립정부로 정권이 교체됐다. 줄리 앤 젠터 뉴질랜드 여성부 장관은 연립정부의 한 축인 녹색당 출신이다. 출산을 앞두고 지난 7월 오클랜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도 그의 이 같은 정치 성향이 짙게 묻어났다. 그는 지난달 출산을 위해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금형평원칙(pay equity principal) 적용을 위해서는 여러 다양한 업종의 노동가치를 비교 평가해야 한다. 어떻게 비교하나.
△비교 기준은 비슷한 교육 수준, 기술 수준, 노동시간 등이다. 비슷한 교육 수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일인데 업종에 따라 임금격차가 크다면 잘못된 것이다. 여성이 다수인 업종이 바로 그런 경우다. 물론 임금 이외의 각종 복지혜택 등 인센티브·단시간근로 등 근로시간의 다양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 비교가 쉽지는 않지만 정부가 비교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관련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반대는 없었나.
△뉴질랜드는 공정을 중시하는 나라다. 단지 여성이 많은 업종이라는 이유로 임금이 낮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일부 고용주들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만 보고 임금 인상에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풀타임 노동을 하면서도 겨우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난 임금을 받는다면 그것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다. 또 저임금 여성의 임금이 올라가면 이들의 소비도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기업과 경제에도 좋은 것이다.
-임금형평원칙을 고용관계법에 포함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인데 야당의 반응은 어떤가.
△사실 이 원칙은 지금의 야당(국민당·NZ National Party)이 여당일 때 추진하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국민당은 이 원칙의 급격한 확산을 부담스러워해 허들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이 같은 허들에 강력히 반대한다. 여성 근로자들이 보다 쉽게 이 원칙에 따라 자기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추진그룹을 만들었다. 올해 중에 입법을 마무리하려 한다. 국민당이 새 정부의 이 같은 방향에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호주에서는 1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매년 양성임금평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제도가 없다. 하지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0개월 정도밖에 안 됐다. 호주뿐 아니라 영국·아일랜드·아이슬란드 등도 유사한 임금공개제도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각 제도를 비교해보고 있다. /오클랜드=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