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서울경제 DB
“부동산시장은 지금이 고점입니다. 증권·보험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박현주(사진) 미래에셋대우(006800) 글로벌투자전략책임자(GISO) 겸 미래에셋대우홍콩 회장이 자산시장 전망과 운용전략의 밑그림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자산시장의 변곡점이 올 때마다 뛰어난 감각으로 시장을 읽고 한발 빠른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려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그가 운용자산규모(AUM) 435조원의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085620) 등 계열사의 자산운용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 회장은 미래에셋생명 임직원에게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거시경제 전망과 자산시장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시장이 고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부동산에 집중됐던 자금이 펀드와 보험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대비해 클라우드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략도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클라우드 컴퓨팅 종목을 중심으로 ETF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미국 운용사 ‘글로벌X’를 통해 상품이 출시될지도 관심이다.
박 회장은 또 미국과 중국 등 주요2개국(G2)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로 엔화 가치를 평가 절상시켜 일본을 굴복시킨 것처럼 이번에도 자국에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무역전쟁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미 금리 인상 기조로 미 국채에 투자한 보험사들의 투자 전략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채 금리가 지속 상승(채권 가격 하락)함에 따라 보험사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만기가 짧은 단기채로 갈아탈 것이란 얘기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핀테크 산업과 자산거래 플랫폼의 중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핀테크 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미래에셋 디지털 혁신 플랫폼’을 6월부터 구축해왔다. KOTRA·한국인터넷진흥원·서울대기술지주회사·고려대기술지주회사·코스콤·KT 등 총 12개 기관과 제휴해 핀테크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이 바뀔 때마다 선제대응해온 것이 오늘의 미래에셋을 만든 힘”이라며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