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 2014년부터 동구 송현동 소재 실버 전용관 미림극장에 지원해온 사회적기업 사업비를 내년 4월부터 지원하지 못한다고 17일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재정 지원 업무 지침에 따라 최대 5년까지만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림극장은 2013년 10월 재개관 할 때부터 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사업단이 만든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미림극장은 시로부터 매년 9,000만∼1억2,000만원 가량을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 사업비로 받아왔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평가 결과 사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추산되는 기업의 경우 5년이 지나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까다로운 재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기존 인력에 대한 지원금은 나오지 않고 신규 채용 인력에만 한정적으로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미림극장 측은 매달 200∼300만원의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재정 지원이 뚝 끊기면 다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 관람료(2,000원)와 매점 수익만으로는 매달 28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판권료 등 고정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미림극장에서는 60∼70대 고령을 주축으로 한 근로자 11명이 일하고 있다. 지원금이 끊기면 이들의 인건비도 조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미림극장 측은 2013년 시, 동구, 극장이 맺었던 협약에 따라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은 어렵더라도 노인문화 활성화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당시 시는 실버전용관 활성화를 위해 특화 사업비를 지원하고 구는 극장 주변 환경 조성과 행정 지원을 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미림극장 관계자는 “미림극장은 실버 세대가 옛 추억만을 공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을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사회적기업 지원이 끝나더라도 시가 2013년 협약에서 약속했던 지원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에 “사회적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미림극장에 매년 1억원 이상을 지원해왔지만 관련 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1957년 11월 문을 연 미림극장은 대형 복합상영관 공세에 밀려 47년 만인 2004년 7월 폐관했다.
이후 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사업단이 극장 운영을 맡아 2013년 10월 283석 규모의 실버전용관으로 재개관했으나 고질적인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