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립대 대강당에 마련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산악인 합동분향소에서 한 조문객이 대원들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으로 등반하느라 (힘들어) 몸부림쳤을 때 김창호 대장이 많이 도와줬는데….”
히말라야 등반 도중 숨진 고(故) 김창호 대장 등 히말라야 원정대원 5명이 17일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시립대에는 고인이 된 대원들을 기리는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2006·2007년 김창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를 등반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은 “지난해 산을 오르다 저녁이 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김창호 대장에게 전화해 물어보기도 했다”면서 “뜻밖의 비보를 들으니 모든 실타래가 엉켜 있는 느낌이 들고 속이 많이 상한다”고 말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학생들에게 김창호 대장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고인을 몇 차례 학교에 모셨다”면서 “2년 전 졸업식 때도 와서 이겨낸 고난과 도전의 경험을 들려줬다”고 회고했다.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의 김창호 대장 시신이 17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운구차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산악연맹 회장인 이동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도 김창호 대장이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교수였지만 그에게 배운 것이 더 많았고 산악인으로서의 열정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창호 대장은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에 입학해 산악부 활동을 하면서 산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분향소에는 김창호 대장을 비롯해 임일진씨, 유영직씨,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이재훈씨의 영정 사진이 나란히 안치돼 조문객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학교는 합동 분향소를 19일 정오까지 운영하고 영결식을 19일 오후2시에 열겠다고 밝혔다. 앞서 고인들의 시신은 사고 후 닷새 만인 이날 새벽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흰 천에 덮인 관들이 화물터미널을 빠져나오자 일부 유족들은 관을 붙잡고 오열했다. 히말라야 원정대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고인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에 대해 온 산악인들이 애도하고 있다”며 “히말라야에서 그들의 영혼은 다시 등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