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보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 신사의 추계례대제(가을 큰제사) 첫날을 맞아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마사카키(사진)’라는 공물을 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이다. 아베 총리는 현재 스페인과 프랑스·벨기에 등 유럽을 방문하고 있다. 해외순방의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들여 공물을 보낸 것은 지지기반인 보수파와 국제사회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에 취임한 후 이듬해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 그는 봄·가을 제사 때 참배 대신 마사카키만 신사에 보냈다. 또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인 매년 8월15일에는 2013년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다마구시라는 공물료를 보내왔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을 신으로 떠받드는 곳으로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공물 납부와 관련해 “개인적인 행동으로 정부 측 입장에 대해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