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습관 생리대/연합뉴스
‘유기농 새싹 생리대’란 별명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끈 ‘오늘습관’ 생리대가 라돈 검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르면 다음주 중 이 생리대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원안위는 “현재 방사능 농도 분석 및 인체영향평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안위는 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가 끝나면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결함이 있다면 관계부처와 협조해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6일 JTBC ‘뉴스룸’은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기준치 148Bq/㎥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며 “문제가 된 대진침대의 검출량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박경북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은 방송을 통해 “워낙 피부와 가깝게 접촉하기 때문에 이 제품을 사용한 여성들은 피부암이나, 여성 특유의 암과 직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늘습관 측은 홈페이지에 국가인정 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방사능 검출 시험 결과서를 올리며 “현재 언론에서 보도하는 당사 생리대에 대한 라돈 수치는 싸구려 저가 라돈측정기인 ‘라돈아이’로 측정한 결과를 가지고, 당사 측에 2시간 전에 통보한 다음 기사화한 내용”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며 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라돈아이는 일반인이 쉽게 쓸 수 있는 가정용 실내 라돈 가스 감지기로 대진침대 라돈 검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증한 바 있다. 또한 방사선에 대해 안전하다는 시험성적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시험성적서를 공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안위는 이 생리대에 라돈을 방출하는 ‘모나자이트’가 쓰인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 결함제품이 아닌 경우 모나자이트 사용 업체명은 공개가 어렵다”며 “앞으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생활용품에 대해 원료물질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소비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성분을 표시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오늘습관’ 생리대는 ‘제올라이트’ 광물을 함유한 패치를 부착하는데, 제올라이트 패치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생산업체 측에서는 모나자이트를 수입하는 국내 유일업체 이온엠앤티에서 가루를 납품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제올라이트에서는 라돈이 검출될 수 없다며, 이 패치에 제올라이트가 아닌 라돈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나자이트’가 쓰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일단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된 만큼 원료물질 자체를 꼼꼼히 검증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교수는 “생리대에서 흑갈색과 적갈색 파우더가 보이는 걸로 보아 제올라이트가 아닌 모나자이트가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그 밖에 원안위는 지난 16일 JTBC가 다른 회사의 여성 속옷에서 400Bq/㎥, 마스크팩에서 700Bq/㎥ 정도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해당 제품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라돈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서 끊임없이 생성·분출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 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군 발암물질이다. 라돈이 방출하는 알파선은 사람 살갗의 진피를 뚫지는 못하지만 인체 내부로 흡수할 경우,내부 피폭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어, 호흡기를 통해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