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나주공장 첨단소재 연구센터 및 친환경 가소재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LG화학
전남지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지역주민의 반대 등을 이유로 투자계획을 철회하거나 입점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정부마다 기업 및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전남도 등 지방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나주공장에 2,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센터와 친환경 가소재 공장을 증설하려고 했지만 일부 지역주민의 반대로 최근 이 같은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LG화학은 지난해 9월부터 나주공장 증설과 관련해 시민들의 안전과 환경개선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실행계획을 나주시에 제출하고 준비를 진행해 왔다. LG화학 나주공장 측은 투자 설명회에서 참석한 시민들의 궁금증과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1년여 동안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나주시는 일부 주민들이 화학 공장의 유해 물질 위험성이 높은 데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넘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LG화학 측은 최근 나주공장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충남 대산에 공장을 증설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도 대규모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전남 무안 남악신도시에 입점을 추진하려 했으나 지난 15일 점포 등록을 끝내 철회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2568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짓기로 하고 지난해 무안군에 건축허가와 착공신고를 마치고 지난달 4일 대규모 점포 등록을 신청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은 전날 오후 2시 지역상인과 무안군, 이마트 등이 참여하는 유통업 상생발전협의회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점 취소로 2007년부터 전남도청이 이전할 시점에 맞춰 이 일대 부지를 매입하고 10여년 간 사업을 준비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마트 측은 인근 목포시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을 고려해 “본사 사정에 따라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신청을 철회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민단체 등의 입점 반대와 무리한 상생발전기금 요구 때문에 철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무안에 들어선 롯데아울렛 남악점의 경우 입점 이후 무안군과 지역상인회 활성화를 위해 수십억원의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내놓기로 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목포상인회에서도 수십억원의 발전기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가 규제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면 한번 발길을 돌린 기업들은 투자하고 싶어도 다시는 그 지역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과 편의시설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턱대고 반대만 한다면 지역 경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무안=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