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가 2015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서울장미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장미터널을 거닐고 있다. /서울경제DB
서울 구로구가 ‘안양천판(版) 장미축제’를 추진한다.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축제인 중랑구의 서울장미축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 예산 부담에 각 자치구들이 지역축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구로구는 최근 ‘서부간선도로 장미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 관련 비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부간선도로는 안양천을 따라 건설돼 있다. 구로구는 총 20억원을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으로 이호대 서울시의원에게 예산안 발의를 요청한 상태다. 손화남 구로구 공원녹지과 공원정책팀장은 “내년도 예산에 반영이 안 되더라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공원이 조성돼 사람들이 모이면 축제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의 장미정원 조성 계획은 서울장미축제를 키워낸 중랑구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중랑구는 2015년 5억원을 들여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변에 장미꽃을 심었으며 이후 매년 축제를 개최해왔다. 당초 5,000명 규모로 시작했던 동네 축제는 약 200만명이 찾는 서울시 대표 축제로 발전했다. 올해 축제 비용으로 5억8,200만원을 들였으나 경제효과는 235억원에 달해 가성비 높은 축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자치구들은 지역 축제를 개최할 때 가성비를 고려하고 있다. 늘어나고 있는 복지예산 탓에 모든 정책에서 예산 효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21개 자치구의 올해 예산안을 취합한 결과 전체 11조4,787억원 중 사회복지분야 예산은 52%인 5조9,926억원에 달했다. 기초연금·영유아보육료·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 등 기존 복지 예산에 올해 7월부터 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까지 지급해야 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큰 행사 규모로 유명한 서초구의 ‘서리풀페스티벌’이나 강남구의 ‘강남페스티벌’도 올해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