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장희진(왼쪽부터)/사진=KBS 제공
장희진과 임주환이 장기 연애 커플로 만났다. 한때 서로의 꿈이었던 두 사람은 지루하고도 숨 막히는 이별의 과정을 그린다. 베일을 벗은 ‘이토록 오랜 이별’ 속 두 사람의 말로는 현실 연애의 그것과 똑 닮아있을까.
18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KBS 별관 2층 대본연습실에서 KBS 2TV 드라마 스페셜의 여섯 번째 작품 ‘이토록 오랜 이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송민엽 PD, 장희진, 임주환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9일 방송을 앞둔 ‘이토록 오랜 이별’은 꿈도 추억도 함께 쌓아왔던 오래된 연인이 사랑과 이별의 경계에서 관계를 되짚는 모습을 그려낸 드라마다. 사랑을 해본 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과정을 감성적으로 그려내 가을 안방을 촉촉히 적실 예정이다.
장희진과 임주환은 8년 차 커플 정이나와 배상희를 연기한다. 두 사람은 8년 차 커플의 미묘하면서도 예민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장희진과 임주환은 이미 2012년 MBN 드라마 ‘왓츠업’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사이로, 두 사람이 만들어낼 케미는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장희진은 소설가인 남자친구 배상희를 꿈으로 삼고, 그를 위해 편집자로서의 삶까지 성실하게 이어나가고 있는 정이나 역을 맡았다. 그는 “임주환과는 과거 ‘왓츠업’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나이가 어렸다. 또 극중에서 대립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이렇게 여배우 위주로 촬영을 도와주는 배우인 줄은 몰랐다. 오래 봤는데 저런 면이 있구나 싶었다”면서 “8년을 사귄 남자친구 역할을 모르는 배우가 맡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임주환이 상대 역을 맡는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임주환은 첫 장편 소설을 메가히트시킨 소설가지만, 그 이후로 차기작을 내지 못하면서 부담감을 느끼며 일도 연애에도 지쳐가는 배상희 역으로 분했다. 그는 “처음 장희진이 ‘이토록 오랜 이별’에 출연을 확정한 것을 알게 됐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장희진이 굉장히 키가 크고 도시적인 이미지이지 않나. 약간 차갑다고 생각했다. 이런 비주얼로 남자친구와 8년이나 사귈까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장희진의 진정성 있는 눈빛을 많이 느꼈다. 덕분에 연기할 때 너무 편했다”고 전했다.
임주환, 장희진(왼쪽부터)/사진=KBS 제공
장희진, 임주환은 ‘이토록 오랜 이별’로 1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게 됐다. 휴식기를 가지고 택한 작품인 만큼 심사숙고해서 골랐을 터. 하지만 단막극은 두 사람이 줄곧 출연해온 장편 드라마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이 작품을 택하게 된 이유는 단막극만이 줄 수 있는 공감이었다.
장희진은 “대본을 읽고 나서 공감이 굉장히 많이 됐었다”면서 “시청자분들도 보시면 굉장히 공감되실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 연인에게만 해당 되지 않는다. 인간적인 감정으로 봤을 때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단막극에 꽤 많이 출연 중이다. 사실 모든 배우들이 원하는 배역과 작품을 택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요소들이 여태 출연한 단막극들에 많이 녹아 있었다. 기회를 잡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환은 “많은 드라마들이 스토리 설정을 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위주를 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랑이나 이별의 감정, 그 안에서 미묘하게 오가는 예민함에 초점을 뒀다. 이런 부분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임주환은 단막극이 폄하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단막극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도 독립영화가 있지 않나. 그런 작품들이 제작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고, 그를 인용하면서 장편들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새로운 설정이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사진=KBS 제공
장희진과 임주환은 ‘이토록 오랜 이별’의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높은 시청률보다는 그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녹아들기를 바랐다.
임주환은 “많이 시청해달라고 말하는 게,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이 든다. 요즘 드라마는 시청률로만 판단돼서 굉장히 안타깝다. 물론 단막극 시청률이 높지 않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된다면 만족할 것 같다. 드라마를 보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애틋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적은 분들이 봐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희진도 “제목은 ‘이토록 오랜 이별’이지만 시청자들은 이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접하고 상대방에게 소홀하진 않았는지 등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2TV 드라마 스페셜의 여섯 번째 작품 ‘이토록 오랜 이별’은 오는 19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