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미 재무부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10월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을 판별하는 세 가지 요건 중 2개에 해당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한 경상흑자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을 기준으로 환율조작국을 정한다. 우리나라는 무역흑자 210억달러, 경상흑자 4.6%로 두 가지 요건만 해당됐다. 보고서는 “한국이 내년부터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향후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포함한 환율 관련 정책 시행에 관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미 재무부는 “위안화 가치가 최근 수개월간 두드러지게 떨어진 데 대해 우려한다”며 “지난 6월 중순 이후 위안화가 달러 대비 7% 이상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환율, 외화보유액 운용 작업, 환율정책 목표에 대해 투명성을 확대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폭탄을 부과했지만 중국 정부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무역전쟁 중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관세 폭탄이 무의미해진다”며 “앞으로도 위안화 강세에 따른 대중 수출 차질 가능성 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