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 연구실 컴퓨터를 이용, 몰래 자신의 메일로 시험문제를 전송했다고 진술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연합뉴스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 학생이 교사 연구실 컴퓨터에서 몰래 자신의 메일로 시험문제를 전송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추가 유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자료를 도둑맞은 교사 연구실이 평소 잠겨있지 않아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사 연구실로 가 선생님 컴퓨터에 시험 자료가 있길래 내 메일로 보냈고 친구 한 명한테도 보내줬다”는 학생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앞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영어 시험지를 보고 있던 학생 A를 다른 학생 B가 휴대전화로 촬영, 문제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사진 속 학생 A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 C에게서 메일로 시험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 C는 자신이 교사 연구실 컴퓨터에서 시험 자료를 보고 이메일로 전송했으며 기록은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가 해당 계정을 탈퇴해 메일서버 관리 업체 등을 상대로 C가 메일을 여러 명한테 보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학교 측이 진상을 조사하다 적발한 학생 D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학생 D는 시험지를 무단으로 출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D의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유출된 문제를 출제한 교사를 불러 USB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영어시험 총 30문항을 교사 7명이 2명씩 짝을 이뤄 각각 모의고사, 교과서, 외부 자료를 토대로 10문항 안팎씩 내는데, 이 중 교사 2명이 출제한 11문항짜리 시험지가 유출됐다. 교사들은 추석 전인 지난달 19일 모든 과목 문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또 출제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상태다.
경찰은 출제한 교사 중 한 명과 영어시험문제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교사를 소환 조사했다. 출제 교사는 문제를 USB에만 저장했다고 진술했지만 학생 C는 바탕화면 폴더에서 문제를 복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교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연구실이 시험 기간에도 잠겨 있지 않았던 점으로 미루어 추가 유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교사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시험지유출이 발생한 반 학생들을 조사하고 학생들의 과거 시험 성적 분포도를 분석해 특별히 성적이 오르는 등 특이점이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