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브레파나마 동광산 전경. /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이르면 올해 말 꼬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의 지분 1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다. 지난해 출범한 해외 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자원 공기업 3사의 구조조정 방안 이후 나온 첫 매각 사례다. 지분 매각을 통해 광물공사는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광물판매권은 삼성과 포스코대우 등 국내 기업에 분리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주 꼬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지분 10%의 매각 주관사로 세계 최대 인프라 펀드를 운용하는 호주계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은 이르면 연내 시작될 예정이다.
꼬브레파나마 프로젝트는 캐나다 광산업체인 FQM사가 중남미 파나마 콜론주 도노소시 인근에서 개발하고 있는 구리 광산이다. 매장량이 31억8,300만톤에 달하는 세계 10위권 개발 사업으로 내년 상업생산에 들어서면 연간 45만톤의 구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광물공사는 지난 2009년 꼬브레파나마 지분 10%를 취득하는 등 지금까지 6,746억원을 투입했다. LS그룹 계열사인 LS니꼬동제련도 광물공사와 함께 지분 10%를 샀지만 지난해 FQM에 지분 전량을 6억6,500만달러(약 7,500억원)에 처분했다.
자료:FQM
광물공사가 보유한 10% 지분의 매각 가격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미국 GMP증권은 꼬브레파나마 지분 100%의 가치를 90억달러(10조2,000억원)로 봤다. 단순계산한 10%의 지분가치만도 9억달러(1조200억원)이다. 해외 자원개발 혁신TF도 광물공사가 보유한 꼬브레파나마의 지분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서도 경쟁입찰이 진행될 경우 지분가치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매각 방식이다. 지분 10%와 이와 관련된 권리를 해외에 통매각하는 경우 정부가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6대 핵심 광종 가운데 하나인 구리의 자주개발률(정부나 민간기업이 국내외에서 직접 개발, 확보한 석유·가스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광물공사는 꼬브레파나마에서 생산하는 광물의 10%를 먼저 사들여올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상업생산규모가 연산 45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연 4만5,000톤에 달하는 분량이다. 제5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가 확보한 구리 물량은 9만7,400톤에 불과하다. 자주개발률이 10.5%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수요량은 100만톤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해외에 매각할 경우 자주개발률의 4%포인트가량이 날아간다. 더욱이 구리는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서 없어서는 안 될 비철금속이다.
광물판매권을 국내 기업에 분리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물산이나 포스코대우 등이 잠재적 매각 대상이다. 최근 구리 가격이 1톤당 6,000달러선인 것을 감안하면 광물판매권의 가치는 3,000억원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